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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무(감사나눔연구원 원장) 《감자탕교회 이야기》, 《주식회사 장성군》 저자 

 전 인천재능대학교 교수 


 




“어디세요?‘

”교도소에 들어가는 중입니다.“

얼마 전 지인과 전화로 주고 받은 대화다. "교도소에 들어간다"는 말에 짐짓 놀라면서 '무슨 일이냐'고 묻기에 '감사(感謝)나눔 교육을 하러 간다'고 설명해 주었다. 

 

교도소는 일순간의 잘못으로 죄를 짓고 격리된 공간에 사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그들은 무기징역을 받지 않는 한 언젠가는 우리 곁으로 돌아온다. 그들이 교도소에 있을 때 지난 날을 돌아보며 새 사람이 되어 사회에 나가도록 하는 것이 바로 교화 인성교육이다. 

 

”감사나눔 인성교육이 가장 쉽고 효과가 있습니다.“


많은 인성교육 담당자들이 감사나눔 교육에 대해 평가하는 말이다. 감사나눔의 효과가 인증되면서 교도소에 <감사 쓰기> 바람이 불고 있다. 감사나눔신문사와 감사나눔연구원에서는 〈전국 수용자 감사 쓰기 공모전〉을 실시하고 있다. 감사 쓰기 공모전에 응모하려면 기본 조건이 쉽지 않다. 한 달 동안에 ”매일 5감사 쓰기. 소중한 사람에게 100감사 쓰기 10개. 소감문 1개“를 작성해야 한다. 

 

매일 쓰는 '5가지 감사 쓰기'는 열악한 환경에서 고백하는 감사이기에 더욱 울림이 있다. 수용자들의 감사를 읽다 보면 '범사(凡事)에 감사하라'는 성경 말씀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저절로 하게 된다. 

 

1. 오늘도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2. 방 청소를 하고 나니 건강해지는 느낌이 있어 감사합니다. 

3. 보고 싶은 가족과 만날 수 있는 접견 제도가 있어 감사합니다. 

4. 따뜻한 물로 커피를 마실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5. 주말에 드라마를 시청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수용자들은 소중한 사람을 정해 100가지 감사를 쓰는 '100감사 쓰기'에 도전한다. 소중한 사람은 누구일까. 어머니에 대한 100감사가 가장 많다. 이어서 자기 자신, 아버지, 아내, 남편, 아들, 딸, 친구, 교도관, 대한민국 등 100감사의 대상은 다양하다. 어머니에 대한 100감사도 살펴보자. 

 

1. 저를 낳으시고 기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 수술 때 제 옆을 지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3. 무거운 짐을 들며 돈을 버시느라 고생하신 거 감사합니다.

4. 강압적인 아버지 밑에서도 잘 버티시고 5남매 잘 키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5. 아버지의 사업 실패에도 살림을 잘 꾸려주시어 감사합니다. 

 

감사를 쓰면서 수용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린다.


”감사를 진즉 알았더라면 이곳에 들어오지 않았을 텐데...“ 

수용자들이 하는 말이다. 수용자들은 처음에는 “자유를 제한당하고 있는 내가 이곳에서 매일 감사할 일이 있을까?”라는 부정적인 생각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막상 감사를 써 보면서 감사의 효과를 실감하고 감사 쓰기에 적극성을 보인다. 

 

감사 쓰기는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다.


“저도 모르는 사이 100감사를 쓰기 시작하며, 사소한 것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다 보니 과거에는 매사에 불만과 불평하면서 짜증과 험악한 표정을 지었지만, 감사 쓰기로 인해 서서히 변해가는 저를 보며 인생의 전환점을 만들어주신 감사나눔신문사와 법무부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감사는 좋은 고약이며 자존감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감사는 좋은 고약 같았습니다. 몸에 생긴 종기 위에 검은 고약을 펼쳐 바르고, 그 종기에 열을 가해 부어오르게 하고, 누렇게 농익은 고름이 쏘옥 빠지게 하던, 어머니가 발라주시던 그 고약처럼 감사가 제 상처들 위에 얹어졌습니다. 그리고 치유와 회복을 시켜주고 있습니다. 저는 잘 듣는 고약, 감사를 가지고 이제 피해자님들을 만나러 가려 합니다.”

 

감사는 내 삶의 오아시스다.

 

“’생각한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해야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저는 늘 부정적으로만 삶을 바라보았고, 마음속에는 피해의식만이 가득했습니다. 항상 저만 불행하다고 생각했고, 가진 것들에 만족하지 못하고, 늘 불만투성이었습니다. 죄를 지었음에도 반성과 참회 대신에 변명과 핑계를 먼저 찾으려 했고 제 잘못을 감추는 것에만 급급한 어리석은 삶이었습니다. 감사 쓰기를 하면서 새로운 삶을 보았고 감사를 계속해서 써나가겠습니다. 감사는 제 삶의 오아시스가 되었습니다.”

 

감사 쓰기와 소감문을 읽어본 한 교정 위원은 “교도소에서도 이렇게 감사할 게 많은데 자유롭게 세상을 활보하는 제 자신이 감사하지 않은 것은 부끄러운 일입니다”라고 고백하면서 당장 오늘부터 감사 쓰기를 하겠다고 결심을 했다. 

 

교도소 담장 안에 핀 향기로운 꽃, 바로 감사의 꽃이다.

 

감사의 향기가 수용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전파되어 감사의 꽃이 피면 교도소에 감사의 향기가 퍼져나간다. 교도소가 감사 나눔으로 정화되면 교도소가 아니라 수도원으로 변할 수 있다. 감사가 몸에 벤 수용자는 건전한 시민의식을 가지고 사회에 복귀할 수 있을 것이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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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6-04 16:3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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